H샘스토리재우쌤의 창의여행

[인도 다르질링 3편] 히말라야의 멸종 위기 동물들

등록일 : 2025-12-22 관련자료 (3)
0 41
재우쌤

히말라야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으로 여름에도 시원한 다르질링.
이곳에는 드넓은 차밭만큼이나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다르질링 동물원’인데요.
이 동물원은 해발 약 2,100m에 위치하여 세계적으로도 높은 고도에 있는 동물원으로 손꼽히며,
고산 지대 동물들의 실제 서식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자랑합니다.
이곳에서는 눈표범, 레서 판다 등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다르질링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위기종을 보전하는 전초 기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은데요.
오늘은 이곳에서 만난 동물들, 그 안에서 배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이야기를 전해 보고자 합니다.

히말라야 산자락에 자리한 동물원

다르질링 동물원의 정식 명칭은 ‘파드마자 나이두 히말라얀 동물원(Padmaja Naidu Himalayan Zoological Park)’입니다. 여기서 ‘파드마자 나이두’는 서벵골 주지사를 지낸 인물의 이름입니다. 인도는 시설명을 정할 때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 대표 공항 ‘인디라 간디 공항’도 인도의 제3대 총리였던 인디라 간디의 이름을 따온 것이고, 인도 최고의 대학인 ‘자와할랄 네루대학교’도 인도의 독립운동가 자와할랄 네루의 이름을 따온 것이죠.

동물원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르질링 중심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고, 걸어서도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시기가 우기여서 일정마다 날씨가 관건이었는데, 하필 동물원에 가는 날에 비가 내리고 말았습니다. 우기의 다르질링은 도로가 미끄럽고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딜 가든 이동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습니다. 다르질링이 곧 맑게 갠 얼굴을 드러내길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르질링 동물원이 산자락에 위치하다 보니 입구로 가려면 오르막길을 통해야 했습니다. 입장료는 1인 180루피(한화 약 3,000원)였는데요. 인도는 내국인과 외국인 입장료를 구분하는 편인데, 보통 내국인 입장료는 저렴한 데 반해 외국인들에게는 그의 몇 배 더 받습니다.

입구를 지나면 계단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 때문인지 편한 신발이 필요하다는 안내도 볼 수 있었습니다.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으스스한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곰의 소리일까? 아니면 표범일까?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했습니다. 동물원 한쪽에서 각 동물 우리의 위치와 함께 있는 ‘멸종 위기종 보호 센터’라는 안내판을 보고 이곳이 단순히 동물을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자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멸종 위기 동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각 우리 앞에는 동물의 서식 환경, 개체 수, 보전 등급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관람 동선에 맞춰 자연스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르질링 동물원은 왜 특별할까?

가장 먼저 마주한 동물은 히말라야산양이었습니다. 히말라야산양은 히말라야산맥에 서식하는데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눈표범과 히말라야 늑대, 시베리아 호랑이까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동물은 레서 판다였습니다. 붉은 털에 눈 주변의 하얀 무늬가 인상적인 이 동물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숲이 사라지고 밀렵이 늘어나면서 개체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관찰해 보니 대부분의 개체가 나무 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먹이를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육 환경은 실제 숲과 유사하게 나무와 은신처가 잘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또 관람객들이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하지 않도록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또 레서판다는 온도 변화와 소음에 민감하므로 동물원에서는 매일 사육장 내 온습도를 점검하고,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제공하며 행동 변화를 기록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레서 판다를 번식시키고, 그중 일부 개체를 자연 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방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번식 프로그램은 국제 자연보전연맹(IUCN)과 협력해 표준화된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는데요. 각 개체의 건강 기록과 유전 정보를 정리해 장기적인 종 보전 계획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일부 종은 다른 국가의 보호 기관과 교환 번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는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미래 레서 판다의 희망이 여기에 움트고 있는 셈입니다.

다르질링 동물원의 활동을 찬찬히 살펴보며 우리는 이곳이 생명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을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들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15는 ‘육상 생태계 보전’입니다. 다르질링 동물원이 하는 일은 정확히 이 목표와 맞닿아 있는데요.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고 번식시키는 활동, 야생으로 돌려보내 생태계를 되살리는 노력,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은 지구가 건강한 미래를 맞이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특히 눈표범과 레서 판다와 같은 동물은 산림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대표적인 생물종이기도 하기에 이 동물들이 잘 살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이 건강하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동물원 내부에는 학생 단체 관람을 위한 교육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방문 당시에도 지역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동물을 관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조, 기후 변화, 보전 전략 등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동물원을 둘러보던 중 갑자기 다시 빗방울이 굵어져서 비 대피소로 이동했습니다. 예측 불가한 날씨를 고려하여 비 대피소를 따로 마련해 둔 점이 사려 깊다고 생각했습니다.

비 대피소에서 동물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한 분은 무거운 사료 자루를 옮기다가, 다른 한 분은 사육장의 안전 상태를 살피며 청소하다가 비를 피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대화를 걸었습니다. 이곳의 직원 대부분은 동물 보전에 대한 전문 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중에서 한 직원이 본인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우리는 자연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곳의 동물 한 마리를 더 살릴 수 있어요.”

저는 이 말속에서 이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동물의 운영이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동물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진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동물원을 나오며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레서 판다의 조심스러운 움직임, 눈표범의 날카롭지만 고요한 눈빛, 그리고 이들을 보살피는 직원들의 꾸준한 손길까지. 이 모든 장면이 결국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한 가지 주제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 멸종 위기 동물을 위한 보호 활동에 관심 갖기
  •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막는 책임 있는 소비 습관 갖기
  •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친환경 제품 선택하기 등 일상 속 환경 보호 실천하기
  • 여행지에서 야생동물 접촉, 먹이 주기, 서식지 훼손 등 생태계를 해치는 행동 피하기
  • 자연과 동물 보호에 대한 교육 콘텐츠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

이러한 행동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결국 개인의 관심과 태도 변화가 모여 정책과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됩니다. 다르질링 차밭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공정한 노동’을 생각하게 했다면 다르질링 동물원의 경험은 ‘지속 가능한 자연’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두 이야기가 서로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조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 우리의 일상 속 작은 선택을 다시 살피게 하고, 지구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책임을 한층 더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재우 선생님
김재우 선생님 반포중학교
중·고등학교에서 다년간 체험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국어 교사 김재우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며, 특히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 활동을 좋아합니다.
‘재우쌤의 창의여행’은 교실을 벗어나 풍부한 감성과 경험을 쌓고 교과 융합 수업을 맛볼 수 있도록 테마를 소개합니다.
딱딱한 학습보다 재미있게 공부하며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흥미 위주의 여행보다는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정리하였습니다. ‘재우쌤의 창의여행’만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교육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